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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리뷰

by 별책별하 2025. 7. 18.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가짜 퇴마사였던 그가 진짜 귀신과 마주한 순간, 우리도 함께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1. 간략한 줄거리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귀신을 믿지 않는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 분)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대대로 마을을 지켜 온 당주집 장손으로 태어난 그는 전통적으로 무속의 피를 타고났지만 귀신의 존재를 전혀 믿지 않으며, 오히려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는 통찰력을 활용해 ‘가짜 퇴마’를 통해 의뢰인들의 문제를 해결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귀신을 실제로 보는 능력을 가진 의뢰인 ‘유경’(이솜 분)이 천박사를 찾아와 거액의 수임료로 쉽게 거절할 수 없는 의뢰를 합니다.

천박사는 파트너 ‘인배’(이동휘 분)와 함께 유경의 집으로 향해 사건을 조사하면서, 과거 자신과 얽혀 있던 ‘설경’이라는 부적과 그에 얽힌 미스터리한 사건을 파헤치게 됩니다. 귀신을 믿지 않으며 가짜 퇴마로만 살아왔던 천박사에게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그의 가치관과 신념을 흔들어 놓는 진짜 사건이 되고, 이를 통해 자신이 외면해 온 과거와 마주하게 됩니다.

2. 일상에 보이는 무속

영화 《천박사 퇴마연구소》는 한국적 퇴마, 무속 문화를 현실적으로 그리면서도 무겁지 않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우리의 일상 속에는 아직도 점집, 부적, 굿, 그리고 무속인의 존재가 남아 있습니다. 영화 속 천박사는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고 문제의 원인을 찾아 해결해주는 역할을 하며, 무속이 단순한 귀신 퇴치의 역할을 넘어, 마음의 위안을 주고 심리적 안정을 찾는 문화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일상에서 부적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 가정의 평안을 위해 굿을 올리는 모습, 시험이나 중요한 일을 앞두고 점집을 찾는 행동 등은 우리의 삶과 멀리 있지 않습니다. 영화는 이를 판타지적 요소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 문화로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무속의 역할을 보여주며, 무속이라는 소재가 단순한 오컬트적 흥미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증명합니다. 천박사의 캐릭터는 ‘가짜 퇴마’를 하면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해주고 안정을 찾게 해주는 역할을 하며, 무속이 가진 긍정적 역할과 그 한계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3. 귀신을 믿는가?

《천박사 퇴마연구소》는 결국 관객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귀신을 믿는가?”입니다. 영화 속 천박사는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으며 가짜 퇴마사로서 생계를 이어가지만, 유경의 사건을 계기로 실제 귀신의 존재를 의심하게 되고,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그의 가치관이 흔들립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당신은 귀신을 믿습니까, 아니면 마음속 두려움의 형상을 귀신이라고 부르고 있습니까?”라는 물음입니다.

삶에서 겪는 두려움과 트라우마는 때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공포로 다가옵니다. 이 공포는 누군가에게는 ‘귀신’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오고, 누군가에게는 죄책감, 과거의 기억, 혹은 불안의 형태로 다가옵니다. 영화는 귀신을 소재로 다루면서도, 사실상 인간 내면의 두려움과 그것을 직면하는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귀신의 존재 여부는 중요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공포와 어떻게 마주하고 극복할 것인가가 영화의 진짜 메시지입니다.

천박사가 결국 진짜 귀신과 마주하는 장면은, 우리도 결국 마주해야 하는 두려움과 과거의 그림자와 같은 존재를 상징합니다. 영화는 퇴마라는 소재를 통해 두려움과 화해하고 스스로의 내면을 마주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삶의 성장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마무리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가벼운 웃음을 주는 코믹함과 함께, 진지한 물음을 던지는 깊이를 가진 영화입니다. 무속과 귀신이라는 한국적 소재를 흥미롭게 풀어내며, 사람들의 두려움과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용기와 직면의 가치를 일깨워줍니다. 귀신을 믿지 않았던 한 남자가 결국 귀신과 마주하고, 삶의 진짜 두려움과 마주하는 과정을 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꼭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