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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키드》 리뷰

by 별책별하 2025. 6. 14.

영화 위키드
영화 위키드

뮤지컬의 마법을 스크린으로 옮기다: 영화 <위키드>의 의미

저는 해당 영화를 집에서 예고편을 본 뒤 VOD로 보게 되었습니다. <위키드가> 뮤지컬 영화인 만큼 영화 중간에 나오는 음악이 해당 영화를 보는 이유로 충분했습니다. <위키드>(Wicked)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역사상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작품 중 하나로 꼽히며, 수많은 팬들의 기대 속에 영화화가 결정된 작품입니다. 원작 뮤지컬이 2003년 초연된 이후 꾸준히 전 세계 무대에서 공연되었고, 엘파바와 글린다라는 두 여성 캐릭터의 관계를 중심으로 ‘오즈의 마법사’의 뒷이야기를 풀어내며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영화 <위키드>는 이러한 원작의 세계관과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스크린이라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재해석을 시도했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단순히 동화적 상상력에 머무르지 않고, 권력과 사회, 정의에 대한 깊은 문제의식을 품고 있다는 점입니다. 엘파바는 초록 피부를 가진 마녀로 태어나 주변의 차별과 편견에 시달리지만, 자신만의 신념을 지키며 정의를 추구하는 인물입니다. 반면 글린다는 외형적 아름다움과 인기 속에 살지만 내면적으로는 불안과 갈등을 안고 살아갑니다. 영화는 이 두 인물의 우정과 대립, 그리고 각자의 선택이 어떻게 오즈 세계의 역사가 되었는지를 서정적이면서도 설득력 있게 풀어내며 관객을 사로잡습니다. 이 과정에서 ‘진짜 선과 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제기되며, 원작 뮤지컬이 던졌던 메시지가 스크린에서도 여전히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우들의 열연과 음악의 조화

<위키드> 영화판은 무엇보다도 캐스팅 면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특히 엘파바 역을 맡은 신시아 에리보와 글린다 역의 아리아나 그란데는 각각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신시아 에리보는 브로드웨이와 영화에서 쌓아온 탄탄한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엘파바의 복잡한 감정선을 깊이 있게 표현하며 관객의 공감을 자아냅니다. 그녀의 대표 넘버 ‘Defying Gravity’ 장면에서는 폭발적인 고음과 함께 캐릭터의 절망과 결의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자리 잡았습니다.

반면 글린다 역의 아리아나 그란데는 기존의 팝 스타 이미지에서 벗어나 순수하고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완성하며 새로운 연기 변신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Popular’ 장면에서는 특유의 발랄함과 재치 있는 표현력으로 뮤지컬 특유의 유머 감각을 스크린으로 자연스럽게 옮기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두 배우의 호흡은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동력이었으며, 서로 다른 성격의 캐릭터가 충돌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습니다.

음악적으로도 원작의 넘버가 충실하게 재현되었으며, 오케스트레이션과 사운드 믹싱이 영화관 환경에 맞게 새롭게 보강되었습니다. 뮤지컬 팬들이 기대했던 곡들은 원곡의 감동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영상미와 결합하여 더욱 풍성하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후반부의 ‘For Good’은 두 주인공의 감정선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을 절제된 연기와 아름다운 하모니로 완성해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이처럼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가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면서 영화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습니다.

원작의 정신을 살린 성공적인 각색

뮤지컬 원작을 영화로 옮기는 과정은 언제나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특히 <위키드>처럼 서사와 상징, 인물의 내면 묘사가 중요한 작품일수록 그 어려움은 배가됩니다. 그러나 이번 영화판 <위키드>는 이러한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시키며 원작의 정신을 살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각본은 원작의 줄거리를 충실히 따르되, 영화적 장면 구성과 편집을 통해 이야기의 흐름을 더욱 매끄럽게 다듬었습니다. 일부 장면에서는 뮤지컬에서 미처 설명되지 않았던 엘파바의 과거나 오즈의 정치 구조 같은 세부 설정이 추가되어 세계관이 더욱 풍성하게 확장되었습니다.

또한 영화판에서는 캐릭터 간 심리 묘사에 좀 더 집중하면서 관객의 공감대를 넓히고자 하는 시도가 엿보입니다. 글린다가 왜 ‘착한 마녀’라는 이미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엘파바가 왜 스스로 ‘나쁜 마녀’가 되기를 선택했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설명이 보태졌습니다. 이러한 내러티브의 보강은 캐릭터의 행동 동기를 명확히 하여 이야기에 몰입하기 쉽게 만들었습니다.

시각적 측면에서도 영화는 원작의 화려한 무대 연출을 스크린에 맞게 재해석하며 볼거리를 풍성하게 제공했습니다. 오즈의 에메랄드 시티, 마법 학교 샤이즈 대학교, 숲속 마녀의 은신처 등 주요 배경들은 CG와 세트의 조화를 통해 환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이러한 시각적 구현은 원작 팬뿐 아니라 새로운 관객에게도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하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영화 <위키드>는 원작 뮤지컬의 정체성과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영화만의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여 성공적인 각색을 이뤄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작 팬들에게는 익숙함과 새로움의 조화를,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매력적인 캐릭터를 선사하는 영화였습니다. 이로써 <위키드>는 뮤지컬 원작 영화화의 좋은 본보기가 되었으며,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작품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