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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림》(2023) 리뷰

by 별책별하 2025. 6. 28.

영화 드림
영화 드림

“불가능해 보이는 꿈, 그럼에도 도전하는 사람들”

2023년 개봉한 영화 <드림>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 드라마로, 희망과 성장의 이야기를 경쾌하고도 따뜻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홈리스 월드컵이라는 실제 존재하는 축구 대회를 배경으로, 소외된 사람들과 한물간 축구 선수, 그리고 이들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PD가 함께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이병헌 감독 특유의 유머와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 작품은 단지 스포츠 승부에 집중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드림>은 ‘사람’을 이야기하며, 그들이 다시 꿈을 꾸고 삶을 회복해가는 여정을 담담하지만 감동적으로 그려냅니다.

1. 희망을 향한 어설픈 출발

영화의 시작은 꽤 경쾌합니다.
프로 축구 선수로서 한때는 이름을 날렸던 윤홍대(박서준 분)는 경기 중 폭력 사건으로 자숙 중입니다.
그에게 주어진 프로젝트는 노숙인들로 구성된 축구팀을 꾸려 홈리스 월드컵에 출전시키는 것.

윤홍대는 처음엔 마지못해 이 일을 받아들이고, 다큐멘터리 제작을 맡은 이소민 PD(아이유 분)와 함께 노숙인 선수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각기 사연이 있는 이 팀원들은 축구 규칙조차 모르고, 몸도 마음도 바닥에 가깝습니다.

영화는 이들의 첫 만남부터 훈련 과정, 팀워크의 어려움 등을 유쾌한 톤으로 보여줍니다.
훈련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감정적으로 충돌하는 장면들도 많지만, 그 안에 진심과 인간적인 유대가 서서히 싹트기 시작합니다.

홈리스 월드컵이라는 낯선 소재는 영화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스포츠 영화가 흔히 가지는 ‘우승’이라는 목표보다는, 이 대회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승리’로 해석됩니다.

2. 상처를 껴안는 성장 이야기

<드림>이 주는 감동은 억지 눈물이나 극적인 사건에서 비롯되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캐릭터들이 가진 ‘상처’에 천천히 다가가며, 그것을 함께 나누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성장의 의미를 전달합니다.

노숙인 팀원들은 모두 과거의 상처와 실패를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가족을 위해 떠났고, 누군가는 빚더미에 쫓겨 인생을 포기했습니다.
영화는 이들의 상황을 동정하거나 비판하는 대신, 한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시선으로 접근합니다.

윤홍대 역시 변화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명예 회복을 위해 프로젝트를 수단으로 이용하던 그는, 점차 선수들의 진심과 사연에 눈을 뜨고 이들의 삶을 위해 헌신하게 됩니다.
훈련에 열정을 쏟고, 기회가 없는 이들을 위해 싸우는 그의 모습은 ‘지도자’라기보다 함께 꿈을 꾸는 동료로 비춰집니다.

이소민 PD도 단순한 관찰자에 머물지 않고, 변화의 일부가 되어 갑니다.
처음엔 콘텐츠를 위한 접근이었지만, 점차 진심으로 이들의 성장을 응원하게 됩니다.
세 인물 모두가 상처를 공유하고 서로를 통해 다시 일어서는 구조는 이 영화를 단단하게 만드는 핵심입니다.

3. 유머와 감동의 균형, 그리고 현실적인 희망

<드림>은 이병헌 감독 특유의 유쾌한 연출이 살아 있습니다.
훈련 과정의 해프닝, 각 인물의 개성 넘치는 행동, 윤홍대와 이소민의 티격태격하는 호흡 등은 영화의 전반부를 유쾌하게 이끌어 갑니다.

하지만 영화가 클라이맥스로 향할수록 무거운 현실과 마주하는 장면들이 늘어나며 잔잔한 감동을 안겨줍니다.
특히 대회가 열리는 순간, 승패를 떠나 이들이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 자체가 감격스럽습니다.

영화는 현실을 이상적으로 포장하지 않습니다.
대회가 끝난 뒤에도 이들의 삶이 극적으로 달라지진 않지만, 작은 변화다시 꿈을 꾸는 마음이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그 지점이 바로 영화의 진짜 승리이자 감동의 핵심입니다.

결론 – ‘꿈’이라는 이름의 가능성

<드림>은 스포츠 영화이면서도, 인간에 대한 영화입니다.
홈리스 월드컵이라는 특별한 무대를 통해,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던 사람들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가능성을 이야기합니다.

사회의 경계 밖에 있었던 사람들이 중심에 서고, 실패했던 이들이 다시 뛸 수 있게 돕는 이 영화는 관객에게 따뜻한 울림을 남깁니다.
크게 떠들지는 않지만, 잔잔하게 마음 깊숙한 곳에 파고드는 감정선은 픽션보다 더 현실적인 힘을 가집니다.

박서준의 성숙한 연기, 아이유의 섬세한 감정 표현, 개성 있는 조연들의 조화는 영화의 매력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드림>은 제목 그대로, 우리 모두에게 꿈꿀 수 있는 이유와 기회가 여전히 존재함을 일깨워주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