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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선과 악의 학교〉 리뷰

by 별책별하 2025. 7. 23.

선과 악의 학교
선과 악의 학교

1. 간략한 줄거리

영화 〈선과 악의 학교〉는 동화 속 영웅과 악당을 양성하는 마법 학교로 휩쓸려간 두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소피와 아가사는 외모와 성격, 살아온 환경이 다른 절친한 친구입니다. 밝고 아름다운 외모에 공주가 되는 것을 꿈꾸는 ‘소피’는 자신이 ‘선’의 세계에서 공주로 선택받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고, 어두운 숲가에 살아 사람들에게 기피되지만 속은 따뜻한 ‘아가사’는 본인이야말로 악의 세계에 끌려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마법 학교에서 ‘소피’는 ‘악의 학교’로, ‘아가사’는 ‘선의 학교’로 각각 보내지게 되면서 두 사람의 운명은 엇갈리게 됩니다.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라고 느낀 두 사람은 끊임없이 갈등하며, 학교의 시스템을 바꾸고 진정한 자신들의 자리를 찾기 위한 싸움에 나서게 됩니다. 동화 속 왕자와 공주, 마녀와 악당이 되어야만 하는 시스템 속에서 소피와 아가사는 자신들의 우정, 자아, 운명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변화해갑니다.

영화는 단순히 선과 악으로 이분화된 동화적 세계관을 뒤흔들며, 진정한 ‘선’과 ‘악’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고정된 운명인지에 대한 의문을 던집니다. 동시에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이며, 운명과 사회적 틀이 친구 사이에 어떤 균열을 만드는지에 대한 질문도 함께 던지고 있습니다.

2. 선과 악의 정의

〈선과 악의 학교〉는 선과 악이 무엇인지 단순하게 규정하지 않고, 관객에게 계속 질문을 던집니다. 영화 속 ‘선의 학교’는 동화 속 공주들이 배우는 교육기관으로, 아름다움과 예의, 정의로움을 가르칩니다. 반면 ‘악의 학교’는 미래의 마녀와 악당들이 다니는 학교로, 비열함, 교활함, 복수심과 같은 것을 배우며 동화 속 악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훈련받습니다.

소피는 자신이 ‘선’으로 선택받지 못한 것에 충격을 받고, 스스로의 정의와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게 됩니다. 그녀는 자신이 공주가 되어야 한다는 열망이 결국 자아의 야망과 독선으로 변질되어 가는 과정을 겪습니다. 한편, ‘악’의 학교에 끌려갔지만, 정의로운 마음과 친구를 위하는 따뜻한 심성을 가진 소피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사실을 일깨웁니다.

반대로 ‘아가사’는 ‘선의 학교’에서 끊임없이 자신이 이곳에 속하지 않는다고 느끼면서도, 진정한 선이란 외모와 지위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순수함과 타인을 위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선’이란 단순히 외모가 아름답거나 예의 바른 행동을 한다고 해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며, ‘악’이란 외모가 못생겼거나 어두운 분위기를 풍긴다고 해서 규정되는 것이 아님을 계속 보여주며, 진정한 선과 악은 결국 선택과 마음가짐, 행동으로 결정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선의 학교’와 ‘악의 학교’의 교사들, 동료 학생들, 그리고 이들이 배워야 하는 수업 내용들을 통해 우리는 사회가 강요하는 역할, 그리고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게 됩니다. 영화는 “착하게 살라”는 말이 진짜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누군가의 희생 위에서 만들어진 ‘선’의 정의는 올바른 것인지에 대해 관객이 스스로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3. 우정은 존재하는가

소피와 아가사의 우정은 영화의 핵심입니다. 마법 학교로 끌려오기 전까지 두 사람은 서로의 유일한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학교에 오면서 두 사람은 다른 세상에 속하게 되고, 각자의 학교에서 주어진 역할과 기대 속에서 관계가 점점 변해 갑니다. ‘소피’는 자신이 선의 학교에 가지 못한 이유를 ‘아가사’에게서 찾으며 질투와 분노를 키워가게 되고, ‘아가사’는 친구를 도우려 애쓰지만 점점 멀어지는 소피에게 상처를 받습니다.

이 영화는 “운명과 사회적 규정 속에서 우정이 유지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집니다. 학교의 시스템은 두 사람을 갈라놓으려 하고, 소피와 아가사에게는 서로를 향한 오해와 질투가 싹트기 시작합니다. 소피는 점점 자신이 악의 학교에 속한 이유를 내면의 어둠에서 찾게 되고, 그것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악의 길로 빠져들게 됩니다. 반면, 아가사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 학교의 규칙과 운명에 맞서 싸우면서 진정한 용기와 헌신을 보여줍니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진정한 우정은 환경이 아닌 마음에서 비롯되며, 진심으로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어떤 어려움과 오해 속에서도 결국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피와 아가사는 결국 서로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친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이 원치 않았던 길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화 속에서 ‘우정’이 단순히 즐거운 순간을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가장 힘들 때에도 손을 내밀어 주는 것임을 확인시켜 줍니다.

동시에 이 영화는 “우정이란 과연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는가?”에 대한 현실적인 질문도 던집니다. 서로의 입장이 달라지고, 욕망과 질투, 운명이 친구 사이를 가를 때, 우리는 과연 친구를 지킬 수 있을까? 영화는 판타지라는 장르를 통해 이 질문을 부드럽게 풀어가지만, 사실 이 질문은 우리 일상 속에서도 끊임없이 맞닥뜨리는 주제이기에 더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마무리하며

영화 〈선과 악의 학교〉는 단순한 판타지 성장물이 아닙니다.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시선이 얼마나 모순적이고 허상인지, 그 경계는 생각보다 쉽게 무너질 수 있으며, 결국 진정한 ‘선’과 ‘악’은 선택과 마음가짐에 달려있음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사회적 운명과 고정관념 속에서도 우정은 어떻게 흔들리며,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이 영화는 아름다운 판타지 배경과 마법 학교라는 흥미로운 설정을 통해, 우리의 삶 속 ‘선과 악의 기준’과 ‘우정의 가치’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소피와 아가사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도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 “내가 믿는 선과 악의 기준은 과연 옳은가?”
  • “가장 소중한 친구를 지키기 위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가?”

이 세 가지 질문을 가슴에 품고 영화를 본다면, 〈선과 악의 학교〉는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의 시간을 만들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