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경계는 인체의 감각, 운동, 인지 및 자율 기능을 통합적으로 조절하는 고도로 특수화된 기관계로,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로 구분됩니다. 신경 조직은 재생 능력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손상 시 기능 회복이 어렵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신경계 질환은 병리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되며, 질환의 발생 기전과 형태학적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임상적 진단과 예후 판단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본 글에서는 신경계 질환을 병리학적 관점에서 염증성 질환, 퇴행성 질환, 종양성 질환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신경계 염증성 질환의 병리학적 특징
신경계 염증성 질환은 감염, 자가면역 반응, 면역 매개 기전에 의해 발생하며,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추신경계 염증의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수막염과 뇌염이 있으며, 병원체의 종류와 면역 반응 양상에 따라 서로 다른 병리 소견을 보입니다.
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둘러싸는 수막에 염증이 발생한 상태로, 병리학적으로는 수막 내 염증 세포 침윤과 혈관 확장이 관찰됩니다. 급성 세균성 수막염에서는 다형핵 백혈구의 침윤과 풍부한 삼출물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며, 바이러스성 수막염의 경우 림프구 위주의 염증 반응이 관찰됩니다.
뇌염은 뇌 실질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신경세포의 손상과 괴사, 미세아교세포 결절 형성이 특징입니다. 바이러스성 뇌염에서는 신경세포 내 봉입체가 관찰되기도 하며, 이러한 병리 변화는 의식 장애, 발작, 국소 신경학적 결손을 유발합니다.
자가면역성 신경계 질환의 대표적인 예로는 다발성 경화증이 있으며, 이는 중추신경계의 탈수초성 질환입니다. 병리학적으로 백질 내 국소적인 탈수초 병변과 염증 세포 침윤이 관찰되며, 축삭 손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2. 신경계 퇴행성 질환의 병리학적 변화
신경계 퇴행성 질환은 신경세포의 점진적인 소실과 기능 저하를 특징으로 하며, 대부분 만성적이고 비가역적인 경과를 보입니다. 이들 질환은 특정 신경세포 집단에 선택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임상 증상 또한 질환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흔한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병리학적으로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신경섬유 엉킴이 특징입니다.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는 신경세포 외부에 침착되어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을 방해하며, 신경섬유 엉킴은 타우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축적으로 형성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대뇌 피질과 해마를 중심으로 발생하여 점진적인 인지 기능 저하를 초래합니다.
파킨슨병은 중뇌 흑질의 도파민성 신경세포 소실이 특징인 질환으로, 병리학적으로 루이소체의 형성이 관찰됩니다. 루이소체는 알파-시뉴클레인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축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운동 완서, 경직, 진전 등의 임상 증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은 상·하위 운동신경세포가 선택적으로 소실되는 질환으로, 병리학적으로 척수 전각 세포의 소실과 피질척수로의 퇴행성 변화가 관찰됩니다. 이 질환은 점진적인 근력 약화와 호흡 부전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경과를 보입니다.
3. 신경계 종양의 병리학적 특성
신경계 종양은 발생 부위와 세포 기원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를 보이며, 중추신경계 종양은 두개강이라는 제한된 공간 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종양의 크기와 위치가 임상 경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병리학적으로는 신경교세포에서 기원한 신경교종과 수막 및 말초신경에서 기원한 종양으로 구분됩니다.
신경교종은 가장 흔한 중추신경계 종양으로, 성상세포종, 희돌기교종, 교모세포종 등이 포함됩니다. 특히 교모세포종은 높은 악성도를 보이며, 세포 이형성, 빠른 세포 분열, 괴사 및 혈관 증식이 특징입니다. 침윤성이 강하여 완전 절제가 어렵고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막종은 수막에서 기원하는 종양으로, 대부분 양성 경과를 보입니다. 병리학적으로는 소용돌이 모양의 세포 배열과 석회화 소견이 관찰되며, 성장 속도가 비교적 느립니다. 그러나 위치에 따라 신경 압박 증상이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말초신경 종양으로는 신경초종과 신경섬유종이 있으며, 슈반세포에서 기원합니다. 대부분 양성이지만, 드물게 악성 말초신경초종으로 진행할 수 있어 병리학적 감별 진단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신경계 질환은 염증, 퇴행, 종양성 변화 등 다양한 병리학적 기전에 의해 발생하며, 신경 조직의 특수성으로 인해 손상 시 회복이 제한적이라는 공통적인 특징을 지닙니다. 이러한 질환의 병리학적 이해는 임상 증상의 해석과 치료 전략 수립에 필수적인 기초 자료를 제공합니다. 특히 신경계 질환은 조기 진단과 정확한 병변 분류가 예후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병리학적 관점에서의 체계적인 접근은 임상 의학 전반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습니다.